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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무나구물

`젊어 고생은 사서도` 대학생 장정 인기

by 기서무나구물 2018.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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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어 고생은 사서도` 대학생 장정 인기

     

    [중앙일보 김용범]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송대현(24·세종대)씨는 2007년 겨울 한 청년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기 위해 중국으로 11일간 특별한 여행을 다녀왔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던 송씨는 주권을 빼앗긴 나라의 한 20대 청년이 조국을 구하기 위해 걸었던 2400㎞의 길을 밟아 본다는 말에 끌렸다. 참가비 95만원은 군 복무 중 한푼 두푼 저금해두었던 봉급으로 마련했다.

    송씨가 참가한 답사는 (사)장준하기념사업회가 99년부터 매년 2차례씩 대학생에게 독립운동가 장준하 선생을 가르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아! 장준하 구국 장정 6000리’. 송씨는 상하이 임시정부청사를 둘러보고 버스로 이동해 장준하 선생이 탈출한 중국 쉬저우(徐州)의 일본 쓰가다(塚田) 부대 주둔지를 답사했다. 그는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장준하 선생이 걸었던 후양(阜陽)-린취안(臨泉)-난양(南陽)-라오허커우(老河口)-푸장(普江)-헝산(恒山)을 둘러본 뒤 이창(宜昌)에서 배를 타고 양쯔강을 건너 장준하의 목적지이던 충칭(重慶)의 임시정부 청사를 견학했다. 이후 시안(西安)과 한단(邯鄲), 베이징을 거쳐 인천으로 들어왔다. 10박11일 일정 안에 13개 도시를 둘러봐야 하는 빡빡한 일정이어서 야간 침대열차에서 숙박을 해결하기도 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사서 고생하는’ 장거리 역사 탐방을 주제로 하는 대학생 연수 프로그램이 학생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뙤약볕 아래서 포장이 안 된 시골 길을 몇 시간을 걷거나 아찔한 경사의 산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힘든 코스로 채워져 있다. 수십 만원의 참가비도 내야 한다. 장정 기간 중에는 개인 활동도 금지된다. 군대 처럼 단체로 행동해야 한다. 말그대로 돈을 내고 고생하는 연수인 셈이다. 안전사고에 대비해 한국에서 의료진이 동행한다. 더운 날씨에 오지를 걷다 탈진해 링거 주사를 맞는 학생이 매년 서 너 명씩 나올 정도다.

    학생들의 지원 동기는 다양하다. ‘군대 가기 전에 경험을 쌓고 싶다’ ‘복학 전 정신을 다 잡고 싶다’ 등이 주류를 이룬다. 행선지가 일반 여행으로는 가보기 어려운 중국 내륙 오지 곳곳의 한국사 유적지를 둘러 볼 수 있다 보니 ‘중국의 속살을 보고 싶어서’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방문지가 오지인 이유는 독립지사들이 일제의 손이 미치지 않은 안전한 내륙으로 다녔기 때문이다.

    장준하기념사업회는 18일까지 제21차 ‘아! 장준하 구국 장정 6000리’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모집인원은 20명. 지난 99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0년이 되는 사업이다. 장정은 매년 겨울(1월 또는 2월)과 여름(7월) 두 번 있다. 참가비는 95만원. 대학생들에게는 부담이 될 만한 금액이지만 매회 경쟁률은 평균 3.5 대 1 정도로 인기가 높다. 사업회 관계자는 “몇 개 대학에 기회가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학교 당 선발인원을 4명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는 지난달 8차 ‘청산리 대장정’ 대학생 64명을 선발했다. 참가비는 30만원.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6박7일 간 중국 동북 3성에 있는 한국의 독립운동 유적지와 고구려·발해 유적지를 둘러 보고 백두산을 걸어서 등정한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빡빡한 일정으로 채워져 있으며 일과 후에도 술을 마시는 등의 유흥활동을 할 수 없다. 참가자들은 차량으로 이동하는 내내 쉬지 않고 “신대한국 독립군의 백만용사야”로 시작하는 당시 독립군이 부른 ‘독립군가’와 “나가 나가 압록강 건너 백두산 넘어가자”라는 구절이 6번 반복되는 ‘압록강 행진곡’을 불러야 한다. 이 프로그램은 김좌진 장군의 외증손인 탤런트 송일국이 매년 중국 현지 일부 구간을 동행해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외에도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사업회와 안중근 의사 숭모회에서도 매년 7월에 9박10일 일정으로 대학생 해외 유적지 탐방 사업을 하고 있다. 참가비는 각각 60만원, 76만원이다.

    김용범 기자

     

     

     

     백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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