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상기행/서아시아

【KBS】걸어서 세계속으로 234회–문명의 뜰에서 미소 짓다 - 터키 이즈미르(Izmir, Turkey)

by 기서무나구물 2020. 9. 2.

포스팅 목차

    문명의 뜰에서 미소 짓다 - 터키 이즈미르(Izmir, Turkey)

     

    • 방송일: 2011년 1월 29일 (토) 오전 10:10 KBS 1TV
    • 촬영․글․연출: 서은섭 PD
    • 터키(튀르키예) 한자표기 : 土耳古(토이고), 土耳其(토이기)

     


    터키 이즈미르 - Izmir, Turkey (https://unsplash.com/photos/Q1XX1EhlJO8)

    에게해! 문명의 아침을 열었던 바다다. 이 바닷가에 터를 잡아 그리스와 로마가 꽃을 피웠고, 기독교와 이슬람이 둥지를 틀었다. 풍요로웠던 문명만큼, 이곳 사람들은 삶을 즐길 줄 알고 나그네를 반갑게 맞을 만큼 넉넉하다. 가슴 따뜻한 곳, 터키 이즈미르로 떠난다.

    터키 이즈미르 - Urla, Izmir, Turkey (https://unsplash.com/photos/5t_jIONHOVU)

    에게해 동쪽에 자리 잡은 이즈미르시. 이스탄불과 앙카라에 이은 터키 3대도시이다. 로마제국 땐 ‘스미르나’로 불리며, 여러 황제의 사랑을 받았고, 성서의 주요 무대이기도 하다. 오스만제국 때부터 터키식 지명인 ‘이즈미르’로 바뀌었다. 에게해 상업과 관광의 중심지인 이즈미르. 항구의 배들은 분주하게 손님을 실어 나른다.

    터키 코낙 광장 - Konak/İzmir, Türkiye (https://unsplash.com/photos/c8GdokJMjWU)

    중심가에 있는 코낙 광장에서 여행을 시작했다. 광장의 한 가운데에 자리한 아름다운 시계탑은 19세기 초 오스만제국 술탄의 재위기념으로 만들어졌다. 동맹국이었던 독일은 이 시계를 선물했다. 평화로운 시절이었으리라. 하지만, 코낙 광장은 1919년, 그리스와 터키와의 전쟁 때, 첫 총성이 울린 곳이다. 터키 공화국이 시작된 장소인데다, 탁 트인 항구를 볼 수 있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이제는 적을 쫓아가는 대신 한가롭게 비둘기를 쫓아가고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평화의 광장. 비둘기와 시계탑이 잘 어울린다.

    [터키 여행-이즈미르]로마 문명과 오스만 제국의 흔적, 아고라

    광장에서 시가지로 좀 더 들어오면 군데군데 돌기둥이 늘어선 유적을 만난다. 바로 알렉산더대왕 시절 조성된 ‘아고라’ 상업과 정치의 중심지였다. 그 시절엔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3층짜리 시장이 있었는데, 2세기경 큰 지진으로 폐허가 됐다. 이후 로마의 마르쿠스황제가 복원을 했고, 시민들은 그 기념으로 입구에 황후의 석상을 새겨 넣었다. 아고라 아래, 길을 따라가면 시장내부가 나타난다.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흥정소리 대신, 이제는 샘에서 흐르는 물소리만 남아있다. 아고라는 언뜻 폐허같이 보였지만 2천 년 전의 물길은 여전히 흐르고 있다. 로마문명의 힘이 느껴진다. “이곳에 새겨진 글들을 보면 속담도 있고 종교적, 정치적인 이야기들이 담겨있습니다. 아고라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시대의 일상생활이 담겨있다는 것이죠. 이즈미르 사람들의 삶과 사랑, 성생활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아고라 한 쪽에는 이슬람 무덤들이 있다. 오스만제국의 장군이나 유력자의 무덤이라고 한다. 신앙심이 깊었던 사람들은 이렇게 죽어서도 무덤에 코란의 구절이나 아름다운 사원을 새겼다. 그런데 묘비 위에 있는 동그란 조각들이 눈길을 끈다. 남자들이 쓰는 터번모양인데 이것은 남성의 무덤이라고 한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제국의 영화를 보여주는 권력자들. 그들은 지금 편히 쉬고 있는 것일까?

    [터키 여행-이즈미르]기도 전, 몸을 씻는 사람들

    아고라 옆 골목길에서 조그마한 사원을 발견했다. 예배시간이 다가온 듯 한데 그 아래 사람들이 무언가에 열심이다. 신발과 양말을 모두 벗고, 나무로 만든 샌들을 신는데, 모두가 한 자리씩 차지하며 손발을 씻는다. ‘아브데스트’라고 부르는데, 기도 전에 몸을 씻는 이슬람 의식이라고 한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씻는 것도 일정한 순서가 있다. 터키사람들은 이 의식을 통해 하루에도 수차례 생활인에서 종교인이 된다. “먼저 손을 세 번 씻고요, 그리고 입을 세 번 헹구고, 코를 세 번 풀고, 다음에 얼굴을 씻고, 그 다음 팔을 씻고, 머리를 한 번 물로 정리하고, 귓속을 씻고 발을 씻습니다. 모두 3번씩 합니다.”

    터키 이즈미르 - Alaçatı, Çeşme/İzmir, Türkiye (https://unsplash.com/photos/aLUaDkAdVXk)

    이즈미르에서 가장 큰 시장을 찾았다. 어디를 가더라도 시장은 북적거리는 소리가 있어야 제 맛이다. “생선 2킬로그램!” “귤 1리라, 1리라” “어서 오세요, 100% 소고기! 깜짝 세일입니다.“ “싱싱한 고기 있어요.” 이곳 상인들의 목소리는 참 크고 싱싱하다. 매일 열리는 큰 시장답게, 치즈며 과일 농촌에서 생산된 것들이 다 이곳으로 모인다. 에게해에서 갓 잡은 생선들도 단골 품목이다. 시장 한 가운데에 케밥으로 유명한 가게가 있다. 인심 좋게 생긴 이 아저씨는 13살부터 케밥을 만들었다고 한다. 양고기와 닭고기를 저민 ‘되뇌르 케밥’, 먹음직스런 이 케밥을 만드는데 자신만의 비법이 있다며 자랑한다. “우리는 장작으로 굽고 있어요. 케밥은 여러 가지로 구워요. 가스, 전기, 숯, 장작으로 굽는데요, 장작으로 굽는 게 자연스럽고 더 맛있어요.“ 마침 배고프던 차, 한 입에 넣은 케밥의 맛은 일품이었다.

    이즈미르 파고스 산꼭대기에 옛 성채가 있다. 알렉산더 대왕이 이 성채에서 낮잠을 잤는데, 꿈에서 계시를 받아 이즈미르에 도시를 건설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성채에 올라서면 이즈미르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성안에 들어서니 수공예품을 파는 가게가 눈에 띤다. 터키에는 고급스런 카펫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서민적이고 아기자기한 수제가방이며 직물들도 좋은 눈요깃거리다. 이곳에선 굳이 전통체험관에 가지 않아도 천을 짜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은 하루 종일 천을 짜고 물건을 판다고 한다. 킬림이라는 이 무늬 있는 천은 우리네 베 짜는 방식을 닮았다. 킬림은 카펫과 다르게 앞뒤 구분이 없다. “두 조각을 꿰매서 붙이는 거예요.“ “이것은 한 달 정도 걸려요.” 지금 짜는 천은 10미터가 족히 돼 보인다. 여인이 짜고 있는 천 위에 쇠뭉치 하나가 눈에 뛴다. “이것은 키르킥이에요. 한 번 만져보세요. 1㎏ 정도로 무거워요.“ 손에 묵직함이 전해졌다. 누란씨는 어머니와 함께 25년 동안 이곳에서 천을 짜고 있다. 딸이 천을 짜면 어머니는 이렇게 바느질로 마무리를 한다. 누란씨의 손도 시간이 지나면 어머니의 손을 닮을 것이다. “비만 오지 않으면 언제나 여기에서 우리를 볼 수 있어요.” 모녀의 삶은 고달프겠지만 나에게 이 성의 주인은 그녀들이었다.

    터키 파묵칼레 - Pamukkale, Памуккале/Денизли, Турция (https://unsplash.com/photos/xH-cy_RP0tI)

    이즈미르에서 좀 더 내륙으로 들어갔다. 버스로 약 3시간을 달려가니 저 멀리 하얀 산이 보인다. 파묵칼레(Pamukkale)다! ‘하얀 목화송이로 덮인 성’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언뜻 보면 눈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석회석으로 이뤄진 온천지대이다. 수 천년동안 석회석이 온천수와 함께 흘러 이렇게 자연스럽게 하얀 산을 만든 것이다. 석회석은 1년에 1㎜ 정도씩 쌓이는데 전체높이가 84m나 된다고 한다. “이 물은 빗물입니다. 산에서 빗물이 내려와 40~45년이 지나면 따뜻해집니다. 왜냐하면 물이 마그마에 가까이 다가가 물이 뜨거워지고, 그 물이 다시 위로 솟아나기 때문이죠.“

    터키 파묵칼레 - Pamukkale, Denizli, Türkiye (https://unsplash.com/photos/KzLNjs6PO0g)

    파묵칼레 꼭대기엔 또 하나의 온천이 있다. 자꾸 아래를 내려다보는 사람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물 아래로 무엇인가 있다! 바로 화려했던 로마제국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적이다. 12세기 큰 지진으로 유적들이 무너져 수세기동안 버려져 있었는데, 갈라진 지층 사이로 뜨거운 물이 솟아서, 이렇게 유적온천이 된 것이다. 천상의 휴식처가 이런 곳일까?

    터키 파묵칼레 - Pamukkale, Denizli, Turkey (https://unsplash.com/photos/0RmLA_IWOWI)

    파묵칼레 북쪽언덕엔 망자들의 도시, 네크로폴리스(Necropolis)가 있다. 파묵칼레 온천은 예부터 여러 질병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온천을 찾은 병자 중 일부는 낫지 못하고 결국 숨을 거두었는데, 이곳에 그들의 무덤을 만들었다. 네크로폴리스엔 1200여개의 석관이 흩어져 있다. 망자들은 뒷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남기고 싶었을까? “그대 오늘은 내 머리위에 있으나 내일은 내 옆에 누우리라” 앉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는 파묵칼레. 석양은 아득해졌지만 감동은 오래도록 머물렀다.

    [터키 여행-파묵칼레]목화밭에서 느낀 터키의 정

    한가롭게 도로를 걷는 양떼. 파묵칼레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양들의 방울소리를 기분 좋게 듣고 있는데, 먼 나라에서 온 사람이 낯설어서일까. 양들이, 경계를 늦추지 않다. 지나는 길에 목화솜을 따는 아주머니들을 만났다. 밭으로 오라고 손짓 한다. “안녕하세요. 환영합니다. 차 좀 드세요. 빵을 만들고 있어요. 먹으려고요. 같이 드세요.“ “이렇게 안에서 쏙 빼줘야 해요. 이게 파묵(목화솜)이에요. 이렇게 안에서 쏙 빼서 모아 파는 거예요. 우리에게는 하얀 금이나 마찬가지죠.“ 어릴 적, 시골에서 봤던 목화밭. 참 오랜만에 본 반가운 풍경이다. 햇살 담은 목화솜이 눈부시다. 이곳 목화는 9월부터 수확을 하는데 지금은 끝물이라고 한다. 당신일도 바쁠 텐데 인상 좋은 할머니가 불을 지핀다. 손님을 위해 차를 준비한다. 이동식 난로에 찻물을 끓이는 할머니, 누구에게나 이렇게 친절할까. “우리도 먹고 손님이 지나가면 손님도 드리고, 다 같이 앉아서 식사를 하죠.“ “괜찮죠, 그렇죠?” “설탕타서 드실래요?” 참, 자상하게 차를 타주신다. 12월의 목화밭에서 마시는 터키 차. 친절함이 한 스푼 더해져 잊지 못할 맛이다. “차 맛있어요.” 할머니의 마음이 햇살을 머금은 목화처럼 따사롭다.

    터키 이즈미르 -  (https://unsplash.com/photos/MOc8M1Rb-0U)

    파묵칼레에서 다시 바닷가로 방향을 잡았다. 버스로 3시간 만에 도착한 곳은 셀추크(Seljuk) 터키에서 문화유산이 많기로 첫손 꼽히는 곳이다. 이곳에는 그리스 도시국가와 로마시대 유적, 그리고 기독교의 성지가 있다. 셀추크에서 먼저 로마의 도시유적 에페소스를 찾았다. 로마제국 소아시아의 속주였던 이곳 에페소스는 전성기에는 인구가 25만 명에 달하는 거대한 도시였다. 곳곳에 신전을 만들고, 거리마다 신화 속 주인공들을 모셨다. 에페소스의 상징인 셀수스 도서관 아름다운 장식과 조각으로 유명하다. 고대 3대 도서관 중의 하나였던 이곳은 당시 양피지로 만든 책이 만 2천여 권이나 보관됐다고 한다. 때문에 에페소스는 학문의 중심지로 이름을 날렸다. 소소한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곳도 있다. 그중 하나가 공중화장실. 대낮에 가장 비밀스런 곳을 본다는 사실에 웃음부터 나온다. “알다시피 여기는 칸막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아주 가까이 앉았어요. 그래서 우리는 ‘목 대 목, 뺨 대 뺨’이라고 부르죠.“ 이 공중화장실은 50여명이 빙 둘러 앉을 수 있었다. 부끄러운 부위가 다 보이면 어쩌나 생각했는데 그 시절은 남자들도 치마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별 걱정은 없었다고 한다. 변기 아래로는 물이 흘렀는데 뒷물용으로 쓰였다. 인도 한 쪽에는 유곽광고가 있다. 하트모양, 발바닥, 머리를 다듬은 여인이 새겨져 있는데 인류 최초의 광고라고 한다. 마음이 아파 위로받고 싶은 사람은 이 발바닥보다 커야 여인을 만날 수 있다는 의미란다. 유적의 제일 아래쪽에서는 커다란 원형경기장을 만날 수 있다. 최대 2만 5천명이 들어설 수 있는 곳이다. 초기에는 문화 예술 공연이 열린 공간으로 사용되다가 로마제국 말기에는 검투사의 경기도 열린 곳이다. 항구에서 누가 오는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고 또 에게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이용해 멀리서도 공연을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셀추크에서 차로 30분, 꼬불꼬불 산길을 올라가면 기독교 성지가 있다. 성모 마리아가 박해를 피해 여생을 보낸 곳이다. 성모 마리아의 집을 발견하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독일의 한 수녀가 꿈속에 계시를 받아 책을 펴냈는데 놀랍게도 발굴된 집과 수녀가 쓴 책속의 마리아의 집이 일치했다고 한다. 로마 교황청이 이곳을 성지로 선포한 이후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무슬림에게도 성지로 추앙받고 있다. 순례자들의 얼굴에 경외감이 느껴진다. 마리아의 집 입구에는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데 내부 촬영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바깥에서나마 안쪽을 촬영했다. 이곳에서 발견된 성모마리아 상이 서서히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성모마리아의 두 손이 보이지 않는다. “성모상은 손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여기 아래 발레라는 곳에서 손이 없는 상태로요. 성모상에 손이 없다는 것은 우리가 신의 손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신이 뜻하는 것을 우리가 해야 한다는 것이죠. 우리는 사람과 사람, 민족간의 평화와 하나됨에 이바지해야합니다.” 성모 마리아의 두 손이 되겠다는 것일까? 순례자들은 소원을 비는 촛불을 켠다. 성모마리아의 집 아래 길엔 하얀 매듭이 무수히 걸려있는 벽을 볼 수 있다. 바로 소원의 벽이다. 소원을 적은 재료는 가지가지, 손수건이나 나뭇가지에서부터 인형에까지 소재에 구애받지 않고 소원을 적을 수 있다.

    마리아의 집에서 좀 더 산골짜기로 올라가면 아담하고 예쁜 쉬린제(Sirince) 마을이 나타난다. 빨간 지붕에 하얀 벽돌집들, 원래 이곳은 그리스인들이 살았던 곳이다. 그러다 1920년대 터키와 그리스간에 인구교환으로 터키인들이 이곳에 정착했다. 때문에 집들이 모두 그리스풍이다. 잔돌이 깔린 아기자기한 마을길을 걷다보면 마을사람들이 옛 방식대로 만든 수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산촌에서 채취한 각종 허브며 올리브로 만든 형형색색의 비누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골목길 모퉁이에서 손뜨개질하는 할머니, 선하게 웃는 모습이 우리 할머니의 모습을 닮았다. 한 할머니가 한국에서 왔다고 반갑게 맞아준다. 우리에게 예쁜 화관에다 구성진 노래까지 선물한다. “엄마랑 떨어져있고, 아버지랑 떨어져있네. 하지만 가장 가슴 아픈 건 사랑하는 그대와 헤어져 있는 것이라네.“ 이 마을에서 직접 포도밭을 일구는 아저씨는 포도뿐만 아니라 오디, 복숭아, 복분자와 같은 다양한 과실주를 팔고 있다. “진짜 맛있어요. 공짜니까 마음 푹 놓고 마셔보라고 한다.“ 쉬린제 마을 와인은 어떤 맛일까? 복분자 와인잔을 들었다. 약간 신맛이 났다.

    터키 쿠샤다시 (Kuşadası/Aydın, Turkey)

    마지막 여행지, 쿠샤다시로 가는 길. 터키에서만 볼 수 있다는 차를 타기로 했다. 돌무쉬라는 미니버스인데 언뜻 보면 우리네 마을버스와 비슷하다. 20명 정도 탈 수 있는 이 돌무쉬는 이스탄불과 같은 대도시에서 시작된 100년 전통의 교통수단이다. “돌무쉬는 손님이 다 찰 때까지 받아주는 차라는 의미죠.“ 요금표를 보니, 쿠샤다시까지는 4리라, 돌무쉬는 따로 요금함이 없다. 뒷사람이 앞사람에게 계속 전달하면서 운전기사에게 전해준다. “그냥 앞에 사람에게 부탁하고 돈을 넘겨주죠. 아무 문제없어요.” 따로 정류장이 있지만 어디서든지 내릴 수 있고 빈자리는 다른 사람이 또 채우게 된다. 친절한 기사아저씨는 손님의 짐을 일일이 내려주고, 또 손님들은 빨리 가라고 채근하지도 않는다.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 쿠샤다시에 왔다. 이곳은 터키사람들에겐 여름휴양지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쿠샤다시에서는 성탄과 새해가 다가오면 해마다 축하공연을 연다. 새해를 맞는 기쁨을 함께 나누고 또 이렇게 선물도 주고받는다. “연필이에요. 우리 아이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요. 운이 좋네요.” 쌀쌀한 겨울날씨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즐기러 왔다. 음악에 몸을 맡겨 춤추는 사람들. 모두 다 행복한 얼굴들이다. 쿠샤다시의 마지막 밤, 행복이 한 움큼 손 안에 들어온다.

    터키 쿠샤다시 - Kusadasi, Turkey (https://unsplash.com/photos/O6nOEZcLCWQ)

     


    터키 이즈미르 유튜브 영상기행 : [영상링크]

    • 【K】Turkey Travel-Izmir[터키 여행-이즈미르]문명의 아침을 연 에게해 여행/Origin of Civilization Aegean Sea/Beach
    • 【K】Turkey Travel-Izmir[터키 여행-이즈미르]성서의 주요 무대 이즈미르/Background of Bible/Aegean Sea/Port/Ship
    • 【K】Turkey Travel-Izmir[터키 여행-이즈미르]터키 공화국의 출발점, 코낙 광장/Konak Square/The Republic of Turkey/Clock Tower
    • 【K】Turkey Travel-Izmir[터키 여행-이즈미르]로마 문명과 오스만 제국의 흔적, 아고라/Agora/Roman/Islam Grave/Ottoman Empire
    • 【K】Turkey Travel-Izmir[터키 여행-이즈미르]기도 전, 몸을 씻는 사람들/Islamic Ritual, Abdest/Mosque/Religion
    • 【K】Turkey Travel-Izmir[터키 여행-이즈미르]시장에서 먹는 되뇌르 케밥/Doner Kebab/Market
    • 【K】Turkey Travel-Izmir[터키 여행-이즈미르]카디페칼레, 고대 요새를 지키는 사람들/Kadifekale/Castle/Handcraft/Shop
    • 【K】Turkey Travel-Izmir[터키 여행-이즈미르]세계문화유산, 목화의 성 천연 온천지대/White Hot Spring/Limestone
    • 【K】Turkey Travel-Pamukkale[터키 여행-파묵칼레]로마황제의 노천온천, 화이트 테라스/White Terrace/Open air Hot spring/Waterway
    • 【K】Turkey Travel-Pamukkale[터키 여행-파묵칼레]온천 아래 숨은 로마제국 유적/Remains Under Hot Spring/Roman Empire
    • 【K】Turkey Travel-Pamukkale[터키 여행-파묵칼레]망자들의 공동묘지 네크로폴리스/Cemetery Necropolis/Hot Spring/Grave
    • 【K】Turkey Travel-Pamukkale[터키 여행-파묵칼레]목화밭에서 느낀 터키의 정/Cotton Field/Sheep/Turkish Tea/Chai
    • 【K】Turkey Travel-Seljuk[터키 여행-셀추크]인류 최초 광고, 에페소스/Ephesos/Ancient City/Celsus Library/Amphitheater
    • 【K】Turkey Travel-Seljuk[터키 여행-셀추크]두 손이 없는 성모 마리아의 집/St Mary House/Holy Site
    • 【K】Turkey Travel-Seljuk[터키 여행-셀추크]쉬린제 마을, 와인의 향기/Sirince Village/Handmade/Wine
    • 【K】Turkey Travel-Kusadasi[터키 여행-쿠샤다시]100년 전통 미니버스 돌무쉬/Minibus, Dolmus/Tradition
    • 【K】Turkey Travel-Kusadasi[터키 여행-쿠샤다시]뜨거운 밤에 열린 성탄 축제/Christmas Festival/Performance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