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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기행/아프리카

【KBS】걸어서 세계속으로 225회–천개의 언덕을 가진 나라 - 르완다(Rwanda)

by 기서무나구물 2020. 8. 29.

포스팅 목차

    천개의 언덕을 가진 나라 - 르완다(Rwanda)

     

    • 방송일: 2010년 11월 06일 (토) 오전 10시 KBS 1TV
    • 촬영.글.연출: 하근 PD
    • 르완다 한자표기 : 盧旺達(노왕달), 路安達(노안달), 瑠湾田(유만전)

     


    르완다 아카게라 국립공원 - AKAGERA NATIONAL PARK, Rwanda (https://unsplash.com/photos/Ymvodp-2JuE)

    아프리카의 스위스, 혹은 천 개의 언덕으로 이루어진 나라라고 불리는 르완다. 온통 산과 호수로 둘러싸인 언덕의 나라다. 수도 키갈리 역시 르완다의 중심 언덕에 높이 자리하고 있다. 르완다는 수도 키갈리를 아프리카의 두바이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 복잡하면서도 신선한 이 도시, 어디서부터 돌아보면 좋을까? 그 때, 비슷한 차림을 하고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알고 보니 오토바이 택시란다. 조끼에는 택시 등록번호, 헬멧에는 호출번호가 적혀있다. 오토바이택시면허증은 엄격한 시험을 거쳐야 받을 수 있다. 난생 처음 보는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시내를 돌아보기로 했다. VIP 발판, 승객을 기분 좋게 한다. 도로 위, 수많은 오토바이 택시가 복잡한 도로를 거침없이 질주한다. “오토바이 택시가 더 빨라요. 서둘러 가야해요. 버스보다 빠르죠.” 좁은 골목과 언덕이 많은 키갈리에서 오토바이 택시만큼 유용한 것도 없다. 바람을 맞으며 도로를 달리는 기분이 꽤나 상쾌하다.

    르완다 - Maison De Jeunes Kimisagara, Kigali, Rwanda (https://unsplash.com/photos/4xjCrW4ZXHI)

    르완다 사람들의 생활은 어떨까? 그들의 유행스타일이 궁금해졌다. 사람들이 붐비는 시내 미용실로 향했다. 이곳은 키갈리의 멋쟁이들이 자주 찾는 곳. 하나같이 짧게 머리를 밀고 있는 사람들, 어딜 보아도 한결 같은 스타일이다. 미용도구도 이발기와 털개뿐, 간편하다. “남자들은 긴 머리를 좋아하지 않죠. 아침에 간단하게 씻고 일하러 갈 수 있어 좋아해요.“ 그렇다면 여자들의 헤어스타일은 어떨까? 거리에서는 멋쟁이 여자들이 머리를 땋은 레게머리를 하고 있다. 이런 레게머리는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한다. 골목에서는 서로 모여 레게머리를 땋아주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친구나, 이웃들끼리 서로의 머리를 땋아준다. 이렇게 짧은 머리카락으로 어떻게 모양을 내는 걸까? 레게머리를 만드는 비법은 따로 있었다. 바로 실이다. 검은색실로 이어주기만 하면, 짧은 머리도 긴 레게 머리로 변신한다. “르완다에서는 이런 레게머리를 한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어요. 레게머리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아요. 누구나 전문가처럼 쉽게 땋을 수 있어요.“ 머리를 땋은 지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짧은 곱슬머리가 풍성해졌다. 기분이 좋아졌는지 여인들이 북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른다. 르완다 사람들에게 춤과 음악은 빼 놓을 수 없는 생활의 일부다. 북소리에 맞춰 부르는 흥겨운 노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춤 동작. 보고 있는 내 몸과 마음도 들썩인다. ”머리 땋는 애들은 어디 갔니? 어디 갔긴 여기 있지. 우린 모두 이곳에서 머리를 땋는다네, 평화롭게 땋는다네.” 즉석에서 지은 가사지만 어색하지가 않다.

    르완다 (https://unsplash.com/photos/v6ttXWuuKdo)

    꽃밭사이로 멋진 예복을 입은 신랑 신부가 들어선다. 전통 옷을 입은 결혼식을 기대했던, 나에게는 의외의 풍경이다. 웨딩촬영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서구식 결혼 문화라고 한다. 연인이라면 누구나 해봄직한, 술래잡기. 세계 어디를 가나 사랑표현은 비슷한가 보다. 결혼식은 교회에서 여러 쌍이 함께 치른다. 르완다에서 결혼식은 중요한 의식이자, 잔치다. 결혼식의 하일라이트는 피로연이다. 특별한 공연으로 피로연은 축제가 된다. 결혼식의 방법은 현대적으로 바뀌었어도, 르완다의 전통춤은 피로연에서 빠질 수 없다. 르완다에서는 결혼식 비용을 모두 신랑이 부담한다. 과거 신랑이 신부를 맞이할 때 소 여러 마리를 주었던 결혼지참금의 풍습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라고 한다. 전문공연단이 선보이는 춤과 노래는 르완다 사람들에게 빠질 수 없는 절차이다. 중산층 신랑은 결혼식을 위해 많은 돈을 들인 모양이다. “아름다운 꽃이여. 이 아름다운 꽃이 나에게 왔구려.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께 헌신하겠습니다.” 신랑 신부는 특별한 축하 선물을 받는다. 하객들은 바나나 잎으로 만든 바구니 곡식을 넣어 선물한다. 다산과 풍요로운 삶을 의미하는 선물. 피로연의 마지막 공연 역시 곡식을 가지고, 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기원하는 춤이다.

    르완다 키갈리 - Kigali, Rwanda (https://unsplash.com/photos/DjBuWgOw-xA)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시간, 길거리 노점상의 음식준비가 한창이다. 감자튀김은 이들에게 인기 있는 음식이다. 숯불로 튀김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음식 냄새에 아이들이 잔뜩 모여들었다. 직접 키운 옥수수를 팔려고 나온 상인. 가격은 얼마나 할까? “한 개에 50프랑(한화 150원)이에요.” “한 개에 100프랑(한화 300원), 큰 것은 200프랑(한화 600원)이라고 얘기해.” “거짓말하면 안 돼.” 밤하늘, 별들을 수놓은 듯한 야경이 아름답기만 하다. 선선한 밤거리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야식으로 인기 있는 차파티, 홍두깨로 밀어 모양을 만들고 기름에 굽는다. 차파티는 고소한 맛이 나는 르완다의 대중 음식이다. 노점상 음식이 손님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가격이 저렴하고, 음식의 양이 넉넉하기 때문이다. 양파와 감자칩 그리고 계란으로 부친 이 음식을 우리식으로 말하면 감자칩 계란전이라고나 할까? 이 식당의 주 고객은 오토바이 택시 운전사들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점심과 저녁을 먹어요. 주인아주머니와 아주 친하죠. 우리는 친구예요.” 노점상의 다양한 요리들이 입맛을 당기다. 고추를 빻아 만든 삘리삘리 소스는, 매운 맛이 아주 강하다. 그래서 손님들 취향에 맞게 소스 양을 조절해 준다. 과연 그 맛이 어떨까? “와, 이렇게 맛있는 게 100프랑(한화 300원)이야. 정말 맛있어요.”

    [르완다 여행-키갈리]동네 극장의 정전 해결방법

    동네 어귀에 자리한 극장이다. 극장의 입장료는 우리 돈 400원 정도. “이것이 우리가 보여주는 영화예요. 서양에서 유명한 뱀파이어 영화죠. 르완다어 자막이 있어서 인기가 좋아요.” 최신 영화뿐만 아니라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도 사람들에게 인기다. 작지만 마을 주민들에게는 훌륭한 문화공간이다. 극장에선 인기 있는 액션영화가 한창이다. 그런데, 갑자기 화면이 꺼졌다. DVD고장으로 잠시 중단된 영화상영, 다급해진 주인은 관객들을 달래기 위해 약간 자극적인 뮤직비디오를 틀어준다. 뿔났던 관객들이 이내 잠잠해졌다.

    르완다 키갈리 - Kigali, Rwanda (https://unsplash.com/photos/TvpAVeqOZSo)

    르완다는 선선하고 온화한 기후를 가지고 있어, 국토 대부분 지역에서 커피와 녹차를 재배한다. 고급 원두로 유명세를 얻은 르완다 커피만큼, 녹차도 역시 향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이곳에서는 1년 내내 새 순이 돋아 수확을 한다. 따도 따도 새 순이 나오는 녹차는 자연이 주는 특별한 선물이다. 이 마을에서는 수확한 녹차를 가공해서 전량 콩고로 수출한다. “우리 녹차 잎은 땅이 좋아서 잎이 크고, 딱 두 잎만 나옵니다.“

    르완다 아카게라 국립공원 - AKAGERA NATIONAL PARK, Rwanda (https://unsplash.com/photos/V0tcgEHqU3w)

    천 개의 언덕을 가진 르완다는 지금 초록의 자연으로 가득하다. 평화로운 초록의 자연을 가진 르완다, 하지만 이곳에는 아픔의 역사가 남아있다. 마을마다 자리한 묘지는 그 당시의 상처를 말해준다. 르완다 제노사이드라고 불리는 대학살… 두 종족 간에 일어난 분쟁으로 르완다는 전체 인구의 10분의 1이상을 잃었다. 무람비 마을에서는 2000여명의 주민들이 분쟁을 피해 학교로 모여 숨어 있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학교에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주민들은 그날의 슬픈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마을에 기념관을 세워 그들을 추모한다. “학살당시에 사람들은 모여서 무람비에 숨어 있었어요. 민병대가 수류탄을 던지고, 큰 칼을 휘둘렀어요. 사람들을 동물 죽이듯이 죽였어요.” 아름답고 고요한 마을에서 일어난 참혹한 일, 주민들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당시 희생자들의 유골 중 일부는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학살에 관한 이야기는 정말 비극적이에요. 사람이 이해할 수 없어요. 우리 집에서도 일꾼이 어머니를 죽이려고 했어요. 하지만 다행이도 아버지가 그를 타일러 돌려보냈고, 신의 가호로 어머니는 지금 살아 있어요.“ 아픔의 상처가 아직은 남아 있지만 사람들은 하나 된 르완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은 그 결실을 맺고 있다.

    산이 깊고 언덕이 많은 르완다의 물은, 맑고 시원하다. 한 아이가 나에게 자신의 공책을 자랑스럽게 보여줬다. 학교에서는 공용어로 영어를 배운다. 아이들은 노래로 나를 반겨 주었다. 이별이 아쉬운 듯, 아이들은 마을 멀리까지 나를 배웅해 주었다.

    [르완다 여행-키부예]키부 호수, 섬마을의 만찬

    이른 새벽 키부호수를 찾았다. 키부(Kivu)호수는 서울면적의 4배가 넘는 큰 호수다. 키부호수에 있는 많은 섬들, 그 중 한 곳을 찾아 나섰다. 르완다 국기가 그려진 노가 인상적이다. “(르완다 국기에서) 녹색은 번영을 노란색은 빛을 상징해요. 르완다 사람들이 긴 어둠을 통과해서 희망을 찾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 시간 가량 배를 타고 도착한 섬. 르완다 사람들도 왕래가 드문 곳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가장 먼저 나를 반겨준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이방인의 출입이 워낙 드문 곳이라, 외지인이 들어오자, 아이들은 호기심 반, 반가움 반으로 물가에 모여들었다. 자연 그대로를 간직한 섬.

    르완다 키부 호수 - Lake Kivu (https://unsplash.com/photos/bVMnhNOfFCo)

    이곳에선 어떤 걱정도 근심도 없을 것만 같다. 이들에겐 내가 귀한 손님인 것 같다. 반가운 웃음을 띠며 내 곁을 떠나지 않는다. 바나나는 이 마을의 좋은 식재료다. 우리가 흔히 먹는 바나나와는 달리 조리를 해서 먹는 바나나라고 한다. 요리하기엔 이정도가 안성맞춤이다. 장작 패는 것을 포함한 음식준비는 모두 여자들의 몫이다. 바나나는 기름에 바싹 튀겨서 먹는다. 오늘 갓 잡아온 물고기도 빠질 수 없다. 비싸다는 이산바사도 아낌없이 기름에 튀긴다. 구수한 냄새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안녕하세요.“ 구수한 냄새의 주인공은 한참 뜸을 들이고 있는 밥.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밥을 보니 허기가 느껴진다.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들을 한 상 가득 내어 놓는다. “고맙습니다.” “천만에요.” 키부호수의 생선요리는 어떤 맛일까? “음식 맛있게 드세요.” “맛있어 보이네요.” 우리나라의 떡처럼 생긴 우부가리를 생선과 함께 먹는 것은 특별한 만찬이다.

    르완다 (https://unsplash.com/photos/4zRFuxIsOSQ)

    호숫가에서는 또 다른 장관이 펼쳐지고 있다. 날이 어두워지려고 하는데, 고기잡이를 나가려는 것일까?“우리가 고기 잡을 호수 깊은 곳까지 가서, 불을 밝히고 고기를 모아 잡습니다. 낮에는 고기 모여들지 않아서 잘 안 잡혀요.“ 이곳의 고기잡이 방법은 특이하다. 3척의 나룻배를 긴 나무로 엮어 배와 배 사이에 그물을 내려 물고기를 잡는다고 한다. 노를 저어 깊은 호수로 나가는 일은 고된 작업이다. 젊은 어부들은 휘파람으로 서로의 호흡을 맞춘다. 배를 타고 나가는 사이, 금세 하늘은 어둑해졌다. 배 위에서 불을 피우고 관리하는 일은 오직 선장의 몫이다. 물 가까이에 빛을 쬐면, 기다렸다는 듯이 불을 보고 물고기가 모여든다. 불빛에 유혹되어 물고기가 뱃전으로 뛰어들었다. 매일 밤을 고기잡이로 지새우는 사람들. 이들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저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택시 운전사가 되고 싶어요.” “저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공부는 많이 했어요?” “초등학교에서 공부했어요. 하지만 중학교에 진학해서 공부를 더 하고 싶어요.” “저는 선장으로 남고 싶어요. 더 많은 고기를 잡기 위해 일할 것이고, 그 경험이 저를 발전시켜 줄 거예요.“ 건기라 메마른 하늘에서 비가 오기 시작한다. “비가 그치길 기도합니다.” 그저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하룻밤에 서너 번 그물을 걷는데 많이 잡을 때는 그 양이 20kg 가까이 된다. 잡은 물고기의 반은 선주가, 나머지 반은 선원의 몫이다. 오늘은 날씨 탓인지 평소보다 수확이 적다. 밤새, 선원들은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해 사탕수수를 먹는다. 달콤한 즙은 허기와 지루함을 달래준다. 내게도 사탕수수를 건넸다. 늦은 밤, 이들과의 하룻밤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조금은 어부들의 동료가 된 기분이다. 고된 노동의 끝도 이렇게 달콤할까. 만선의 배는 아니지만, 기분이 한껏 들뜬다. 내전의 아픔이 짙을 줄만 알았던, 르완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만난 르완다는 다른 모습이다.

    르완다 - Musanze, Rwanda (https://unsplash.com/photos/riqHVFDBt-8)


    르완다 유튜브 영상기행 : [영상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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