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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기행/서유럽

【KBS】걸어서 세계속으로 227회–와인이 흐르는 고성 - 프랑스 보르도(Bordeaux, France)

by 기서무나구물 2020. 8. 29.

포스팅 목차

    와인이 흐르는 고성 - 프랑스 보르도(Bordeaux, France)

     

    • 방송일: 2010년 12월 4일 (토) 오전 10시 KBS 1TV
    • 촬영․글․연출: 이은수 PD
    • 프랑스 한자표기 : 佛蘭西(불란서), 佛國(불국), 法蘭西(법란서), 法郎西(법랑서), 法國(법국)

     


    시차 때문인지 일찍 잠을 깬 나는 가론 강으로 산책을 나갔다. 그리고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엽서사진보다 더 아름답게 펼쳐진 가론 강의 일출 앞에서. 일찍 문을 연 가게 역시나 와인 병을 닦는 것으로 아침을 열고 있다. 보르도를 상징하는 지롱드 탑이 있는 캥콩스 광장을 비롯해 보르도엔 많은 광장들이 있다. 그 광장을 중심으로 보르도 사람들의 아침이 다양한 표정으로 시작된다.

    프랑스 보르도 - Bordeaux, France (https://unsplash.com/photos/WuOeUt-emsk)

    보르도 상공회의소 앞. 아이고, 어른이고 할 거 없이 물속을 들여다보느라 분주하다. ‘물의 거울’이라 불리는 평면분수. 물이 번지기 시작하면 건너편 석조건물들이 정말 거울처럼 비친다. 수중도시가 하나 더 있는듯하다.

    프랑스 보르도 - Bordeaux, France(https://unsplash.com/photos/mBgqwypWvg4)

    보르도를 한눈에 내려다보기 위해 찾아간 생 미셸 성당. 계단이 몇 개인지 세어보다가 어지러워서 그만 까먹고 말았다. 어떻게 저렇게 높은 탑을 만들었는지 경이로울 따름이다. 성당 옆 대로변에서는 주말이면 노천 시장이 열린다. 일요일엔 웬만한 식당과 마트들이 문을 닫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겨난 ‘주말 장터’라고 보면 되겠다. 비싼 프랑스 와인을 시장에서 만나게 되니 흙속에서 진주를 캐는 기분이다. 막걸리 한 주전자 식으로 1리터 단위로 파는 와인도 있다. 순대 같은 모양새를 하고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사기 전에 시식도 해보고. 크기도 다양하고 맛도 다양한 이 음식은 ‘장봉’이라고 하는 프랑스식 햄이다. 독특한 향과 짭짤한 맛이 나는 게 맥주 한 잔이 생각났다.

    프랑스 보르도 생테밀리옹 - Saint-Émilion, Frankreich (https://unsplash.com/photos/_oh45XB88CQ)

    와인병 라벨에서 자주 보았던 유명한 와인산지 생테밀리옹. 전원의 정취로 가득한, 일급와인을 생산하는 샤또를 찾았다. 수확이 끝난 포도밭. 그 사이에서 마치 나를 기다린 것만 같은 포도 한 송이를 발견했다. 오크통에서 와인을 숙성시키는 와인저장고다. 석회질의 토양으로 이루어진 생테밀리옹 지역은 4, 5세기부터 이런 땅굴을 파기 시작했고 물을 잘 머금고, 서늘한 특징 때문에 와인 숙성에 널리 이용하게 되었다. 2010년산 와인 숙성작업이 한창인데, 이것은 숙성 중에 증발한 원액을 보충해 주는 작업이다. 대부분의 샤또들이 관광객을 위한 투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데 거기에 필수코스가 바로 와인시음장이다. 때마침 마주 친 건 중국인 관광객들. 어색하면서도 진지한 표정들이다. 와인을 대하는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저들도 마음속으로 질문하고 있으리라. ‘도대체 맛있는 와인이란 무엇일까?’라고.

    [프랑스 여행-보르도]생테밀리옹 2 암석교회, 모놀리트

    생테밀리옹 마을의 시초가 된 모놀리트 성당이다. 8세기에 '에밀리옹' 이라는 성자가 큼지막한 바위에 굴을 파서 사람들이 모일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성당 한 구석에 만들어진 무덤들이다. 죽은 자들의 영혼이 빠져나가 부활할 수 있도록 하는 통로다. “생테밀리옹 지역은 우거진 숲과 동굴 등으로 외부로부터 격리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750년경에 '에밀리옹'이라는 수도사가 이곳에 땅굴을 파서 수도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를 중심으로 차츰 하나의 공동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에밀리옹 수도사가 돌아가시면서 이 지역의 성인으로 추앙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마을의 이름도 그 분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성당 뒤뜰. 사람들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 보았다. 이것은 다산을 기원하는 제단. 제단 옆에는 동전을 던져 행운을 비는 자그마한 샘이 있다.백 원짜리 동전을 던지고 나도 소원을 빌었다.

    [프랑스 여행-보르도]소믈리에 나이프, 라귀올

    전통 수공예 칼을 만드는 가게. 라이욜(Laguiole)은 칼로 유명한 프랑스 남부지방 마을 이름이라고 한다. '소믈리에 나이프' 라고 불리는 이 칼은 우리 돈으로 15만 원 이상 나간다. 라이욜에서 태어나 20년 이상 칼을 만들어온 주인은 칼의 특징으로 미적인 완성도를 내세운다. “우아하면서도 실용적인 면,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칼입니다.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 중 하나이며 세계적으로도 유명합니다. 칼 손잡이에는 다양한 동물의 뿔이 사용되는데 어떤 뿔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촉감과 색깔이 달라집니다.“

    프랑스 보르도 - Place de la Bourse, Bordeaux, France (https://unsplash.com/photos/BTLKuyjF2bU)

    빛의 예술이라고 불러야 할 만큼 눈부신 가론 강의 석양이다. 강변의 대관람차. 꼭 타보고 가야겠다. 과거에 있던 것과 새로 만든 것이 이렇게 멋지게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프랑스 보르도 - Rue Sainte-Catherine, Bordeaux, France (https://unsplash.com/photos/pfjecifs6hM)

    보르도를 비롯한 프랑스 남서부 지역, 즉 아키텐 지방의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이다. 18세기 프랑스 시골집 느낌을 콘셉트로 했다고 한다. 바쁜 주방 한편에서 서양요리의 3대 진미 중 하나라는 푸아그라를 만났다. 이것은 떡갈나무 곁에서 자라는 ‘쎕’이라는 특산 버섯이다. 오리고기 바비큐가 먹음직스럽다. 푸아그라는 빵과 함께 먹거나 샐러드로 먹는데 입 안에서 아이스크림처럼 사르르 녹는다. 푸아그라는 반드시 단맛이 아주 강한 쏘테른 와인과 먹어야 한단다.

    프랑스 보르도 - Bordeaux, France (Bordeaux, France)

    골목길 너머에 우뚝 솟아있는 탑은 페어 베를랭 탑인데 건축가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탑 옆에 자리 잡은 생 앙드레 성당. 전형적인 고딕양식의 건물이다. 내부에 들어서니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가 나를 맞이한다. 오늘밤 있을 연주회의 리허설이 진행 중이었다. 웅장한 음악소리에 성당 곳곳이 살아 움직일 것만 같다. 파이프 오르간을 처음 본 기쁨에 간단한 연주를 한 곡 부탁했다. 천상의 음악, 영혼을 우리는 음악. 바로 그것이었다.

    프랑스 보르도 아르카숑 - Arcachon Bay, Frankreich (https://unsplash.com/photos/2qsASzkpFvw)

    세계 최고의 굴 양식지가 있는 곳. 아르카숑. 사르코지 대통령이 총리시절 즐겨 찾았다고 한다. 유람선을 타고 바다로 나갔다. 바람도 강하고 약간 추운 날씨임에도 요트를 비롯해 다양한 해양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굴 양식장이다. 유럽에서 생산되는 양식 굴의 80%가 아르카숑 굴이란다. 이곳에서 굴 양식이 시작된 건 19세기 말부터다. “1870년경 이 지역에 알 수 없는 전염병이 돌았습니다. 굴 속이 텅 비고 완전히 고사해 버렸죠. 더 이상 굴이 남아나질 않았습니다. 그때 일본산 굴을 들여왔습니다.“ “일본산 굴은 잘 자랐습니까?” “일본산 굴은 양식이 잘 되었습니다.” 썰물 때를 맞춰 굴 양식 마을을 찾았다. 아들이 운전하는 트랙터를 타고 나타난 아주머니. 대량 주문이 들어와 굴을 가지러 왔다고 한다. 이것은 4,5년 정도 된 큰 굴인데 엄마굴이라 불린다. 큰 굴들은 이렇게 철망에서 기르고 새끼 굴들은 기왓장처럼 생긴 이곳에서 기른다.

    프랑스 굴 - Cancale, France (https://unsplash.com/photos/oWyg8EVd0Nc)

    마을 안쪽. 아르카숑의 굴을 맛볼 수 있는 해변 식당들이 몇 군데 있다. 예쁜 소녀의 손에 실려온 아르카숑의 굴. 나폴레옹 황제도 즐겨 먹었다는, 그 굴이다. 여기에 빠져선 안 되는 것, 바로 화이트 와인. 굴에 레몬을 가득 뿌려 먹는데, 상큼하고 개운한 것이 일품이다.

    프랑스 보르도 - Bordeaux, France (https://unsplash.com/photos/G-VqWVybKLw)

    나른한 오후.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테슈 조류공원(Teich Birdpark)이다. 자연그대로의 환경에서 새들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동물원에서 새들에게 먹이를 주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른다. 조류보호를 위해 이렇게 관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살아있는 환경보호 교육장이다. 새들도 편안하게 쉬는 모습이다. 갈대밭과 새들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경치를 보는 즐거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하나의 경이로운 풍경을 만났다. 모래언덕 뒨 뒤 필라. 이곳에선 애고 어른이고 한 번씩 저렇게 뛰어내려 오는 것이 통과의례다. 모래 위를 걷는 게 아니라 떠다니는 기분이 들 만큼 부드럽다. 앞에는 푸른 대서양. 뒤엔 빽빽이 들어선 울창한 숲. 끝없이 펼쳐진 모래언덕에 서있으니 꼭 사막에 온 느낌이 든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근처 비행단의 공군 장병들이 카메라를 반겨준다.

    프랑스 (https://unsplash.com/photos/hTUyrn0UHZw)

    저녁시간 보르도 시내. 끝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사람들이 늘어서 있다. 다름 아닌 레스토랑 앞. 정확히 7시15분부터 입장이 시작되었다. 1, 2, 3층이 모두 식당인데 순식간에 손님들로 가득 찼다. 주문할 땐, 딱 두 마디면 된다. 미디엄, 와인. 드디어 수북이 쌓인 감자튀김과 함께 스테이크가 등장했다. 미리 썰어 나오는데 육질이 우리네 꽃등심 수준이다. 거기에 독특한 소스 맛이 구미를 확 당긴다. 손님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 보르도 - Pont de Pierre, Bordeaux, France (https://unsplash.com/photos/2BwayGtP7Kk)

    일요일 아침부터 오후 3시까지 가론 강변에선 썬데이 마켓이 열린다. 음식을 사러 나오거나 가볍게 식사를 즐기러 나오는 등, 늘 사람들로 북적북적 한단다. 와인만큼 이 곳 사람들이 즐겨먹는 치즈. 맛있어서 즐겁고, 가격이 저렴해서 더 즐겁다. 오늘 가장 인기 있는 집은 역시나 굴 가게. 일요일 낮, 강변에서 즐기는 굴과 화이트 와인. 이곳에 계속 머물고 싶어졌다. 매주 이곳에 온다는 청년들. 인심 좋은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권유에 못 이겨 새우 볶기 아르바이트를 했다. 시장에 가면 반드시 나타나는 통기타 가수. 일요일 오후가 참 풍요롭게 깊어가고 있다.

    프랑스 보르도 - Bordeaux, France (https://unsplash.com/photos/8F4DMjI9XjU)

     


    프랑스 보르도 유튜브 영상기행 : [영상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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